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서평, 6장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이번 챕터에서는 에피쿠로스의 쾌락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쾌락과 행복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이번 챕터를 읽다 보면 '욕망과 욕구'의 차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핍'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해롭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욕망한다"는 말은 마음에 콕 박히는 문장이었습니다.
욕망과 욕구
욕망의 사다리
쾌락의 사다리 맨 위에는 "자연스럽고 반드시 필요한" 욕망이 있다. 예를 들면 사막을 걸어서 통과한 후에 마시는 물 한 잔 같은 것이다. 그 밑에는 "자연스럽지만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욕망이 있다. 사막을 통과한 후에 물 한 잔을 마시고 나서 마시는 소박한 테이블 와인 한 잔. 마지막으로 피라미드 맨 밑에는 자연스럽지도,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 에피쿠로스가 말한 "텅 빈"욕망이 있다. 사막을 걸어서 통과한 후에 물 한 잔을 마시고 나서 테이블 와인을 마신 다음 마시는 값비싼 샴페인 한 병이 여기에 해당한다. 에피쿠로스는 이 텅 빈 욕망이 가장 큰 고통을 낳는다고 했다. 이 욕망은 만족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_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_ p.199
에피쿠로스에 따르면 쾌락의 사다리 맨 위에 존재하는 것은 욕구입니다. 인간이 삶을 살아갈 때 매일매일 직면하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 잠에 대한 욕구, 종족 번식에 관한 욕구, 배고픔을 해결할 욕구 등. 가장 기본적이지만 이 욕구들이 채워지지 않을 때 학습한 사회성을 뛰어넘고 쉽게 불합리한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사막을 걸어서 통과한 후에 마시는 물 한잔과 같이, 가장 기본적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것이 욕구입니다.
텅 빈 욕망
에피쿠로스가 말한 피라미드 가장 밑에 존재하는 '텅 빈 욕망'이란 남과의 비교에서 나오는 결핍의 산물로서의 욕망입니다. 내가 보거나 듣는 것과 같이, 내 감각으로 느껴보지 못한 것은 욕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현대 사회는 너무나 많은 욕망할 것들이 넘쳐납니다. 그런 욕망을 부추겨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광고'와 '마케팅'이 그것입니다.
부추겨진 욕망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에피쿠로스의 철학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쾌락의 총합은 정해져 있고, 더 많은 쾌락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하니까요.
자본주의 생활 태도
롭의 태도는 에피쿠로스 철학 그 자체다. 좋은 것이 주어지면 즐긴다. 하지만 일부러 찾아 나서지는 않는다. 좋은 것은 좋은 것이 나타나길 기대하지 않는 사람 앞에 나타난다. 롭은 이런 값싼 물건을 찾아다니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_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_ p.204
롭(작가와 인연을 맺은 사람의 이름입니다.)은 예쁜 물병, 머그잔 등이 우연히 생겼다고 합니다. 롭은 그런 것들을 찾아다니지는 않지만 그런 것들이 우연히 들어온다면 기뻐하고 즐거워합니다. 그리고 감사해합니다. 새로운 것들이 우리의 손에 쥐어질 때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 태도가 이런 것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감자튀김을 먹고 싶은 욕망이 있으면 먼저 고통부터 생겨나요. 지금 감자튀김이 없으니까요. 갈망이고, 추구이고, 가려움이죠."
"그러니까 그건 가려운 곳을 긁는 데서 오는 쾌락이라는 거죠?"
"맞아요. 하지만 그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언제나 다른 고통이, 긁어야 할 가려운 곳이 있을 테니까요."
가려움과 긁기가 끝없이 반복된다니, 지독하게 끔찍해 보인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_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_ p.211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는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을 선으로 여깁니다. 자본의 총량은 끊임없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제와 끊임없이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것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습니다. 욕망이 없다면 이 사회는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남들과의 비교가 불행의 첫걸음이란 것을 알지만 그러한 '남보다 더', '지금보다 더'의 욕망을 자극하지 못한다면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게 됩니다. 그것을 고통으로 느낄 것인지는 내가 그러한 욕망의 본질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얼마나 더 잘 통제할 수 있는가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욕망의 노예로 추락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하고 현명한 태도입니다.
욕망을 보는 태도
결국 내가 가진 욕구를 채우고 남과의 비교에서 시작되는 욕망은 낮추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충분히 좋음은 안주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기변명도 아니다. 충분히 좋음은 자기 앞에 나타난 모든 것에 깊이 감사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완벽함도 좋음의 적이지만, 좋음도 충분히 좋음의 적이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_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_ p.213
마무리
이번 챕터에서 좋았던 점은 끊임없이 커지는 욕망을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하는지에 대한 조금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수없이 많은 쾌락 중 에피쿠로스는 가성비(?)가 높은 쾌락을 우정으로 봤다는 것입니다. 우정을 생각하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친구인 상대의 쾌락을 증진시킬지 노력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고 그것이 곧 행복에 이르는 좋은 방법, 행동양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 내가 어떻게 생각을 할지,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톰과 내가 지금 에피쿠로스적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충분히 좋은 와인을 곁들인 소박한 식사. 우정이라는 사치 그리고 시간. 고통 없음, 즉 아타락시아에서 오는 쾌락. 나는 내 기분 좋은 마음 상태를 알아채지만 너무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다. 쾌락의 역설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행복에 대해 너무 열심히 생각하면 행복은 사라진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_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 _ p.214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내 욕구에 의한 것인지 텅 빈 욕망에 관한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아래의 문장을 떠올리면 조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해롭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욕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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