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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리뷰 - 루소처럼 걷는 법

◆◇○◎ 2021. 9. 26.

   루소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3번째 챕터입니다. 그의 특징은 걷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실제로 루소가 많이 걸었다고 해요. 철학자들의 사상과 그들의 실질적인 모습들을 묘사하면서 그들의 생활이 어떻게 사상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 흥미진진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이 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장점입니다.

 

자유의 본질

   인위적인 것과 자연스러운 것은 대비를 이루면서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주장했던 루소의 사상은 걷는 것과 연관이 높습니다. 자유의 본질이 걷기라고 말하는 작가의 말에 공감이 됩니다. 

자유는 걷기의 본질이다. 내가 원할 때 마음대로 떠나고 돌아올 자유, 이리저리 거닐 자유, 작가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말처럼 변덕이 이끄는 대로 이 길 저 길을 따라갈 자유.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83

 

   루소의 주장에 따르면 '자기 사랑'과 '자기 편애'는 확실하게 구별이 됩니다. 원초적이고 인간 본성에 가까운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자아 존중감은 '자기 사랑'으로... 사회와 문화, 환경과 연관된 다른 사람의 인정을 통해 얻게 되는 만족감은 '자기 편애'로요. 걷는 것은 자기 사랑과 관계가 깊습니다. 누구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 아닌 내 스스로의 만족을 걷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찾는 과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연은 좋고 사회는 나쁘다

상상 속에서든 현실에서든 역경을 만나면 자기 연민이나 절망에 빠지지 말고 그저 다시 시작하라. 이런 식으로 바라보면 삶은 더 이상 실패한 서사나 망쳐버린 결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건 진실이 아니다. 결말 같은 건 없다. 무한한 시작의 사슬만이 있을 뿐.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99

 

   주변이 만들어 낸 인위적인 환경에 의해 나를 재단하고 나의 가능성을 축소시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면 삶은 너무나도 길고 어제 실패를 했더라도 오늘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은 무한에 가깝습니다. 성공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기 전까지는 우선을 '많은 돈'을 성공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성공을 가늠하게 되니까요. 무한한 시작의 사슬만이 있다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은 어떤 성공과 어떤 실패를 경험했더라도 우리는 다시 걸어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깊게 생각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은 다시 걸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나를 만나는 가장 빠른 방법

 

가장 느린 이동 형태인 걷기는 더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우리는 아마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을 오래전에 잃어버린 낙원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걸을 수 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101

   책에서 소개하는 예술평론가 '존 러스키'은 "모든 여행은 정확히 그 속도만큼 더 따분해진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더 빠른 것, 더 많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깊게 침투해 있는 현대 사회에서 여행의 본질을 정확하게 꿰뚫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의미로 여행을 할 때, 충분한 시간을 가진다면, 여행을 할 때 최소의 비용만 사용한다면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타인의 블로그에 쓰인 다른 이들의 사진과 감상을 유일한 비교대상으로 삼고 있으니까요. 걷기를 통해 다른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더 이상 타인과의 비교는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남과의 비교를 내가 느끼는 풍부한 감성을 방해할 뿐이란 것을 알게 되니까요. 

 

마무리

"걷기는 자극과 휴식, 노력과 게으름 사이의 정확한 균형을 제공한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80

 

하늘에서 태양이 고개를 숙이고, 나는 점차 기이한 존재를 감지한다. 내 두 발이 거대하고 인자한 생명체를 스치고 있는 것만 같다. 이 존재는 내가 이름 붙일 수는 없지만, 내게는 익숙지 않은 확신으로, 나는 안다. 오래고도 오래된 것, 아주 오래전에, 언어가 등장하기 이전에 터져 나온 것임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p. 106

 

   이 책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저자인 에릭 와이너의 성찰도 함께 담겨있습니다. 에릭 와이너가 각각의 철학자들이 생각한 철학 사상을 고스란히 느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성찰하고 사유하고 내 삶에 적용하고... 철학을 통해 좋은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의하기보다는 그저 내가 좋은 삶을 정의해보고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읽고 사유하면서 철학하는 사고에 한 발짝 다가간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누구나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이요. 

 

태초에는 발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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