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라오스 오지마을 한국인' 아이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간 한국남자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 40여 개의 영상을 정주행 해버렸습니다. 라오스 오지마을 한국인, '라오한'님의 유튜브 채널은 단순한 여행 브이로그가 아닌 라오스 오지 마을, '반나'에 들어가서 아이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행객의, 3자의 시선으로 보는 아이들의 일상이 아닌, 아이들 속으로 뛰어들어가 그 안에서 숨 쉬고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라오스 오지마을 한국인 - 이우용
'라오한' 이우용씨는 '피용'으로, 때로는 '용'으로 그리고 정감 어리게 '오빠'로 불립니다. 반나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해서 5~6살 아이들과 함께 글씨 읽고 쓰기를 연습합니다. 유튜브 수익은 마을 공동 수도나 학교의 화장실을 만드는 데 사용합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클로스가 되어서 100여 명이 넘는 마을 아이들의 옷을 사서 나눠줍니다. 그 옷들 중 같은 옷은 없습니다. 샴푸가 없어서 머리를 못 감는 아이들을 위해 대용량 샴푸를 가지고 물놀이를 갑니다. 영상을 통해서 본 그의 행동은 모든 아이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마을의 모든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아이들과 마주칠 때면 이름을 불러줍니다. '람 파이 짜아~ (람 파이 바보)'하면서요. 아이들과 노는 데는 감정 상하는 일도 힘도 드는 일입니다. 마치 부처님처럼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흡사 동네 바보형으로 보입니다.
라오스 오지마을 한국인 - 아이들
라오한의 진정한 주인공들은 그 영상에 등장하는 수많은 아이들입니다.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일상을 찍고 그대로 편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글에선가는 라오한 님이 18시간 종일 편집을 하고 올릴 때도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이 품이 많이 가는 작업일 텐데, 전기도 인터넷도 없는 '반나'마을에서는 한계가 있으니, 오토바이를 타고 2시간 떨어진 읍내에서 작업을 하고 영상을 올립니다.
아이들의 의도대로 하루 일과를 생활하는 것이 보는 사람은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습니다. 물고기를 잡고, 올챙이를 잡고, 불을 피워구워먹고, 비 오는 날 진흙탕이 된 논에서 뛰어놀고, 동굴에서 멲을 감고, 고구마, 카사바 등을 채집하는 모든 일들이 그저 경이롭기만 합니다. 고작 10살짜리 아이들의 수렵과 채집의 일과가 어른의 그것보다 쉬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 안에서 서로를 챙기고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체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쉬지 않고 무언가를 해야 하는 아이들. 그것을 따라가는 라오한 님. 라오한 님은 동네 바보형 같은 모습과 아이들의 수호자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라오스 오지마을 한국인 - 관객들
이 채널의 댓글들을 읽다보면 타 채널과의 차별성이 존재합니다. 주요 키워드는 힐링. 반복 시청. 그리고 수많은 응원의 메시지들...
구독자가 15만명이나 되는 유튜브 채널의 댓글들이 모두 선한 마음(?)으로 이루어진 것과 같았습니다. 다수의 댓글에서 라오한 님을 응원하고 힐링이 된다고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반복 시청 중이며 영상 중간중간의 광고까지 모두 시청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콘텐츠를 만들었지? 아마 처음 경험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종류의 끈끈한 팬층. BTS와 아미가 이런 관계일까요? 후원계좌를 열어달라, 아이들과 함께 라이브를 해다오 슈퍼 챗을 쏘겠다. 수없이 요구합니다. 구독자들이 화를 냅니다. '제발 내 돈을 가져가!' 하면서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금요일엔가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 라오한 영상들을 접했고, 40여개의 영상을 모두 정주행 했습니다. 보통 20~30분짜리 영상들인데, 그 영상들이 전혀 지루하지가 안았어요. 아이들과 태국어로 소통이 가능한 것. 여행자로서 그곳을 잠깐 방문하는 것이 아닌 그 마을의 주민등록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등록하고 계속 함께하는 모습. 책임감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과연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아마도 사람들은 그런 라오한 님의 모습에 열광하는 것 같습니다.
마무리
세상 어디에도 아이들의 모습은 똑같습니다. 우리의 대화내용과 우리의 장난과 우리의 놀이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잊지 못할 멋진 추억을 만들어가시는 라오한 님을 응원합니다. 라오스의 오지마을 '반나'가 한국인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처음의 순수함을 잃을 수 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그때그때 고민하는 모습으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면서 계속 작업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오스'도 발전해야 하고 '반나'도 발전해야 하니까요. 발전은 결국 아련한 추억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늘여 놓는 것을 바탕으로 자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라오스 오지마을 한국인'님이 여러 실험들을 통해 반나의 발전과 아이들의 순수함 사이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 바람을 해봅니다.
어이, 람파이, 왓, 머,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 모두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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