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슈퍼괴짜경제학] 괴짜경제학이 다루는 매춘, 이타심 그리고 제노비즈 사건

◆◇○◎ 2020. 10. 20.

슈퍼 괴짜경제학

 

이 책이 왜 필독서로 꼽히는지 궁금했다. 첫인상은 그냥 자극적인 소재(매춘, 테러리즘, 지구 온난화 등등)를 바탕으로 작가들이 자신들의 명석함의 난장을 펼치는구나 싶었다. 그러다 한참을 푹욱 빠져서 이 책을 접하는 내내 낄낄 거리면서 웃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꽤 두꺼운 책이었는데, 단시간에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은 상식으로 알고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여지없이 깨뜨린다. 

 

매춘

매춘은 100년간 지속적으로 화대가 낮아졌는데, 도덕적인 이유를 내세운 사회적 제약 때문이 아니라 젊은 여성들의 성인식에 변화가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춘부의 경쟁자가 같은 또래의 일반 여성인 샘이다. 포주와의 관계, 경찰과 포주 그리고 매춘부. 흥미로운 읽을거리다. 

 

테러리스트 

테러리스트를 골라내는 방법은 그들의 일반적인 특징을 파악해서 데이터를 이용해서 찾는 방법이 나온다. 모스크 근처에 살고, 성과 이름이 이슬람식이며, 많은 현금을 은행에 저금했다가 부정기적으로 돈을 현금으로 찾아서 사용하는 사람들. 절대 생명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사람을 조사하면 된다. 그러니 테러리스트라면 생명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제노 비즈 사건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에서 소개된 젊은 여성이 뉴욕 퀸즈의 거리에서 살해당하는 동안 38명의 목격자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건. 그 전말은 경찰서장의 의도적인 책임회피로 보인다. 목격자가 38명이란 말도, 신문기자에게 의도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모두 서장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로부터 3번의 공격을 당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실상은 가로등이 없어서 어두운 밤거리에 남녀가 싸우는 것으로 오해를 했고, 그 시간에 깨어있던 사람은 고작 6명. 목격자 중 한 명은 공격을 당한 여성은 건물의 모퉁이를 돌아 현관으로 들어갔으므로 시야에서 사라졌고 두 번째 공격을 당하는 것을 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서장은 왜? 범인이 다른 사건의 범행을 자백했다. 그 범행의 범인은 이미 경찰에 의해 검거된 상태였다. 당연히 논란을 피하기 위한 물 흐리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인간은 이타적인 동물인가? 

 

최후통첩 실험 

 

아니타는 젤다에게 20불의 돈 중 얼마를 나눠줄지 결정할 수 있다. 

75%의 사람이 돈을 나눴다. 6불 이상의 돈. 3불 이하라면 젤다가 돈 받기를 거부하고 둘 다 돈을 받을 수 없다. 

 

75%의 사람이 돈을 나눴다. 그러므로 사람은 이타적이다. 

 

독재자 실험 

 

실험의 방식을 바꾼다. 

마찬가지로 아니타가 젤다에게 돈을 준다

1. 조건: 아니타의 결정- 준다, 안 준다, 일부를 준다. 

   결론: 75%의 아니타가 25% 정도의 금액을 준다. 최후통첩 실험과 결과가 같다. 

2. 조건: 아니타의 결정- 자유롭게 줄 수 있다. 이번에는 젤다의 돈 1달러를 뺏어올 수 있다. 

   결론: 35% 돈을 줌, 45% 돈을 안 줌, 20%는 돈을 뺏음. (ㅎㅎㅎ)

3. 조건: 젤다도 같은 액수의 돈을 가지고 있다. 아니타는 젤다의 돈을 뺏을 수 있다. 

   결론: 10%가 돈을 줌, 60%가 돈을 뺏음 그중 40%는 젤다의 돈 전부를 뺏음. (ㅋㅋㅋ) 

4. 조건: 얼마간의 노동을 해야 한다. 실험에 쓸 돈을 봉투에 넣는 일을 했다.

   결론: 70%의 아니타가 돈을 주지도 뺏지도 않음. 28%의 아니타 만이 젤다의 돈을 뺏음. 

 

 

   인간은 단순하지 않고 실험의 조건을 통해서 언제든지 결과가 바뀔 수 있다. 조작될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영장류 포유류에게도 똑같은 습성을 볼 수 있다. 이기적이지도 이타적이지도 않은 존재다. 사람에게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그냥 사물같이 봐야 한다. 변화시키려고 하면 안된다. 내가 배운 지식을 나에게 사용해서 내가 변하면 그만이다. 남에게 적용시키려고 하면 안된다. 아무 소용이 없고 반작용만 일어난다. 

 

   4번 실험이 의미가 있게 느껴진다. 

노동을 통해 돈을 얻으면 그 가치가 하락하거나 상승하지는 않는다. 남의 돈도 귀하게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사업소득과 노동소득의 가치는 같지 않다는 김미경 강사의 강의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책 "러시!"에서 읽은 내용들이 상기되는 결과였다. 

 

[러쉬!] 게으른 자들에게 고하는 일침, 성공한 사람들은 더 많이 일한다

오히려 스트레스와 경쟁 충동이 우리를 자연스러운 행복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우리는 행복을 위해 투쟁해야 한다. 멍들고 피투성이가 될지라도 그 싸움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rotcha.kr

   경쟁이 나쁜 것이 아니다. 노동을 통해서 인간은 문명화되고 그나마 이기적인 본성을 억누를 수 있었다. 높은 노동시간의 북유럽 국가와 낮은 노동시간의 남미 국가 간 범죄율, 특히 살인사건의 비율을 조사해 보면 4배 이상 차이 난다고 한다. 내 자유를 빼앗긴다는 직장 생활에는 순기능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적당한 경쟁이 옳다. 적당한 노동이 옳다. 피도 눈물도 없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아등바등해서는 안된다. 항상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맞춰서 살고자 노력해야 한다. 

 

   뛰어난 합리주의자였던 맥나마라는 답답하고 거대한 인간의 본성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똑똑하고 현명한 공학자나 경제학자, 정치가, 부모들이 아무리 값싸고 단순한 해결책을 생각해 낸다고 해도 만일 그것이 사람들에게 행동을 바꿀 것을 요구한다면 결국 아무 효과도 거두지 못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날마다 흡연이나 도박을 하고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는 등 해로운 습관들에 매달리고 있지 않은가.
 
   도대체 왜? 왜냐하면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러한 행동을 통해 기쁨과 즐거움, 전율을 맛보며 매일같이 반복되는 단조로운 삶 속에서 자그마한 여유를 찾는다. 그들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아무리 논리적으로 날카로운 토론을 벌인다 할지라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p.213

 

마무리 

   긴 꼬리 원숭이에게 화폐의 개념을 알려주고 실험을 한다. 돈의 중요함을 깨달은 원숭이 무리에서 수컷 원숭이가 암컷 원숭이에게 돈을 주고 짝짓기를 한다(매춘). 짝짓기를 마친 암컷 원숭이가 그 대가로 받은 돈을 다시 돌려주며 과일을 구입한다(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매춘). 그 내용은 꾀나 흥미롭다. 이 실험의 마지막에는 강도로 돌변한 원숭이가 나온다. 돈에 대한 욕망. 하찮은 영장류 포유류들이 우리와 닮지 않았나? 

 

   이 책은 본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우리의 행동이 비합리적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준다. 욕망을 억누르는 것만이 최선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변하지 않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편향된 사고를 옳바르게 조정할 수 있다. 합리적인 선택 더 많이 할 수 있는 시작.  

 

   내가 비합리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현명함의 시작이다. 이책은 좋은 책이다. 우리가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깨달음을 준다.  

 

 

 

Photo by Olivier Guillard on Unsplash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