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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기쁨

매트 헤이그,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

by ◆◇○◎ 2021. 8. 19.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재미있는 힐링 판타지 소설입니다. 양자역학의 다중우주론 세계관을 바탕으로 인생의 분기점에서 파생된 수 없이 많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삶. 시공간을 초월한 여행을 통해 삶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 옳바른 것인지를 주인공 노라와 자정의 도서관 사서, 엘름 부인의 목소리를 통해 알려줍니다.

 

한번에 찾아온 노라의 불행 

"네 문제는 무대 공포증이 아닌 거 같아. 결혼 공포증도 아니고 그냥 인생 공포증이야."

"그러는 네 문제는 거지 같은 인생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린다는 거야."

노라는 떨리는 목소리로 맞받아쳤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_ p. 30

 

 

 

   그날 노라는 10년이 넘게 일한 악기점에서 해고를 당합니다. 악기점 이름은 스트링 씨어리(String Theory- 양자역학의 초끈이론). 그녀에게 수업을 받던 유일한 학생이 피아노 레슨을 그만둡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소도시에 오빠 '조'가 왔지만 그녀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 '볼테르'가 죽었습니다. SNS에 어느 누구도 그녀에게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모든 불행이 한꺼번에 몰아친 35살의 하루. 노라는 죽기로 결심합니다. 죽음을 작정하고 약을 먹습니다. 자정이 되는 순간. 디지털 손목시계의 숫자는 00:00:00에서 멈추게 되고 '자정의 도서관'에 들어가게 됩니다.

 

   빽빽하게 들어찬 자정의 도서관안 모든 책들은 노라의 다른 인생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도서관 사서 엘름 부인의 도움으로 다른 삶을 살아보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삶이 여러 번 바뀌는 동안 조명은 한번도 깜빡거리지 않았다.
그녀가 삶을 받아들이는 단계에 이르러서 이제 나쁜 경험이 있으면 좋은 경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인 듯했다.
노라는 자신이 삶을 끝내려고 했던 이유가 불행해서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_ p. 308

 

수 없이 많은 삶을 살아보고 느낀 것들

 

   '댄'과의 결혼 후에 펍을 여는 삶을 시작으로, 현재의 삶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를 만회하고 그 삶들을 되 살아보지만 그 어디에도 완벽한 삶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가 되는 수영 선수의 삶, 빙하학자가 되어 남극을 탐험하는 삶,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살아가는 삶.  ... ...

 

 

어쩌면 그녀를 위해 완벽한 삶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딘가에 틀림없이 살 가치가 있는 인생이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살아볼 가치가 있는 인생을 발견하려면 더 큰 그물을 던져야 한다는 걸 노라는 깨달았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_ p.277

 

   그런 삶들을 살아보면서 결국 그녀가 깨달은 것은 자신이 꿈꾸던 삶들은 모두 다른 누군가의 꿈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 없이 많은 삶을 거치면서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완벽한 삶을 발견하고 자정의 도서관으로 돌아오지 않을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그 행복한 삶 안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가 있고, 배우자가 있습니다.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사랑하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이다


엘름 부인의 눈이 다시 반짝거렸다. 
"네가 바뀌었잖니."

"무슨 말이죠?"

"넌 이제 자신이 형편없는 고양이 주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넌 볼테르를 최고로 잘 보살폈어.

네가 볼테르르 사랑한 만큼 볼테르도 널 사랑했지.
그래서 너에게 죽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거야.
고양이들은 안단다. 자신이 죽을 때가 다가왔다는 걸 알지.
볼테르는 죽을 때가 다가왔다는 걸 알고 밖으로 나간 거야."

미드나잇 라이브러리_ p. 99

 

 

   고양이 볼테르의 죽음을 통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세상에 후회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고양이의 죽음은 스스로를 형편없는 고양이 주인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안겨줬지만, 어떤 평행우주 속 볼테르보다 노라와 함께 살아간 이번 삶이 가장 오래, 가장 행복하게 살았다고 알려줍니다. 볼테르는 행복했고, 이런 마음가짐은 노라를 변화시킵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부정적으로 보면 후회할 것들 투성이지만, 긍정으로 보면 세상에 후회할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아야만 합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입니다. 저자 매트 헤이그는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다고 합니다. 배우자와 부모님의 도움으로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노라의 모습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우울증 환자의 모습을 보며, 작가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영화화가 결정됐다고 합니다.  

 

   삶은 확률을 높이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수 없이 많은 선택 중 나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선택을 통해 더 행복할 수 있는 삶을 만들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게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맞아. 하지만 넌 네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야 해. 비유의 검색창에 뭐라고 쳐야 할지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몇 가지 시도를 해봐야 해."

"그럴 힘이 없어요. 전 못할 것 같아요."

"살아봐야만 배울 수 있어."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_ p. 125

   후회는 우리 삶에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합니다. 후회를 하기보다는 차라리 작은 것들을 쌓아 나가야 합니다. 작은 것들에 의해 삶이 윤택해집니다.

 

   큰 틀에서 보면 엘름 부인과 자정의 도서관이 오직 노라의 머리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것. 우리는 격려해 주는 사람(엘름부인)도 후회를 극복할 깨달음을 알려주는 곳(자정의 도서관)도 모두 우리 안에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 의존하기 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이 결국 가장 큰 격려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 잘될 거야, 노라. 괜찮을 거야."

379

'살아간다', '살아있다'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진한 감동을 줍니다.

정말 좋은 독서였습니다.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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