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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기쁨

[달까지 가자] 감정의 J커브를 그리는 하이퍼리얼리즘 소설

by ◆◇○◎ 2021. 8. 7.

비트코인이란 가상화폐의 존재를 안 것이 7년쯤 됐을까? 그런 것이 존재하다는 것만 인지하다 최근에 들어서 코인당 가격이 한국돈으로 5000만 원에 육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최초 가격이 0.001원이었다는데, 그 값어치가 5000만 원! 휴~ 그리고 비트코인의 사촌 격인 이더리윰에 대한 소설이 있습니다. 장류진 작가의 하이퍼 리얼리즘 소설 '달까지 가자'입니다. 

 

2020년을 살아가는 젊은이의 초상 

장류진 작가의 첫번째 단편집, '일의 기쁨과 슬픔'을 하이퍼 리얼리즘 장르의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이퍼 리얼리즘은 회화에서 사진과도 같은 섬세한 묘사를 뜻하는 것인데, 그것을 글로 쓰인 소설 작품에 이름 붙이다니요. 그만큼 장류진 작가의 작품에는 회사생활, 20대의 삶에 대한 고민과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달까지 가자' 역시 그런 류입니다. 세태소설. 현실의 세태를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이야기. 너무 비관적이지도 않고 너무 낙관적이지도 않습니다. 그 중간 어디쯤에서 2020년 20/30대의 여성 직장인 엿볼 수 있었습니다.     

20/30이 읽고 불편하다는 소설

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를 읽고 30대 직장인 분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가볍게 읽은 내용들이, 그들에게는 무겁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마치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면서요. 자신들의 사회 초년생 시절, 불과 몇 년 전에 했던 고민들이 고스란히 소설 속에 적나라하게 나와있기 때문에 오히려 불편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날 이후로 '달까지 가자'는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 꼭 읽어봐야 하는 소설로 제 머릿속에 각인이 되었습니다.  

 

계층을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 - 가상화폐

책을 읽으면서 은근히 응원하게 됩니다. 은상과 다해 그리고 뒤늦게 합류한 지송까지 모두 좋은 결과를 맞으라고요. 아마도 제가 지금 세대에게 해 주는 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피눈물을 흘릴 것이며 아주 소수만이 원하는 결과를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의 세계관 속에서 주인공들에게 만은 해피엔딩이기를 바랬습니다. 대리만족일 수도 있어요.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지만 그 깊이는 상대적이고 제가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결국 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후의 유일한 수단이 가상화폐라는 것이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세태를 반영한 소설 

아까의 30대 분들과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책에서 나오는, '장군님!', '달까지 가자!', '가즈아!'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지 물었습니다. 가상화폐 관련 단톡 방에 모여서 위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기도(?)를 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네. 기도입니다. 가상화폐가 올라가는 커브의 급박한 기울기는 기도의 힘이, 혹은 믿음의 크기와 연관이 있겠죠. 우스꽝스럽기는 하지만 그만큼 절실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확히 분석도 안되고 그냥 올라가기 때문에, 혹은 그냥 떨어져 버리는 그 수익률 그래프를 보고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기도하는 것이 전부일지도 모르니까요.  

 

자신만의 가상화폐를 찾아가는 여정

삶을 살아가는 것은 결국 자신만의 가상화폐를 고르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떡상 할 그것을 고르고, 그것에 집중하고, 될 것이란 믿음과 기도가 동반된다면 어떤 것이든 자신만의 떡상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상의 정보가 없었다면 다해도, 지송도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는 것을 보면, 주변에 어떤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껴봅니다. 나 혼자만의 꾸준한 정진과 과감한 실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언니, 세상에 이런 일, 이렇게 희박하면서 복에 겨운 일이 또 있을 수 있을까?

   나 그냥 지금 이것만 생각하면서 살고 싶단 말이야


      달까지 가자_ p237

지송이의 고백처럼 결국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성향을 더 잘 알아가는 과정인가 봅니다. 스스로의 자각을 통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고 지치지 않는 것들에 대한 힌트를 구체화시키면서 자신만의 행복과 만족을 넓혀나가는 것이죠. 비트코인이 0.001원에서 5000만원에 도달하기까지 7년이란 시간이 걸린 것과 같이 모든 인생에서의 J커브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믿음과 기도의 힘도요.

 

출장을 다니면서 점을 보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아까의 함께 이야기를 나눈 분들에게 물어보니 그런 것도 존재한다고 하더군요. 장류진 작가의 하이퍼리얼리즘 소설, '달까지 가자'를 읽으면서 제가 몰랐던 세상에 대해서 살짝 엿보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마무리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장류진 작가의 전작들도 찾아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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