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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나는 없었다]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 조던 피터슨이 설명하는 혼돈과 질서

◆◇○◎ 2020. 10. 29.

자아 도취의 화신, 부잣집 여인이 혼돈에 빠지다

 

Photo by maxime caron on Unsplash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봄에 나는 없었다'. 정말 멋진 소설이다. 모처럼 몰입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한 중년 여성의 성장과 각성 그리고 다시 도돌이표로 이어지듯 일상으로의 복귀를 다루고 있다. 

 

메인 빌런은 너  

니콜 키드먼 주연의 '디아더스'나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6 센스'등과 같이 역대급 반전(?)이었다. 소설의 중간 쯤가면 모든 사람들의 빌런이 자신이라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그동안 자신은 없었다. 그녀는 완벽한 질서 속에서 존재했다.

 

폭우, 기차의 연착 혼돈의 시작 

 

그녀는 혼돈에 빠져든다. 항상 질서정연했던 그녀의 삶이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모든 퍼즐들이 맞춰진다. 그리고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자각을 한다. 성장을 이룬다. 껍질을 깨는 과정을 거친다. 그녀의 사춘기가 뒤늦게나마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질서 혼돈 다시 질서

 

그녀의 큰 딸에게 용서를 구해야 했다. 그렇게 된다면 주변 사람들과 남편에게 용서를 구하기가 훨씬 쉬워졌을 것이고 그녀의 인생은 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변화는 쉽지 않다. 그녀는 다시 기존의 질서, 자신의 껍질 속으로 돌아가 버린다. 

 

 자아도취가 만들어낸 질서의 역설

그녀는 본인 스스로 생각하기에 최고의 아내이자 엄마이다. 남편의 편향된 생각을 바로 잡으면서 살아왔다. 세 아이들은 잘 키웠지만 본인이 이해할 수 없는 반항이 심하다.

 

   하지만 아이들 키우기는 유모가 도맡아서 했고, 가족을 건사하는 것은 모두 남편의 몫이었다. 그녀는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고 그녀는 삶에 대한 성찰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 결과로 자녀들의 독립을 훌륭하게 이끌어 냈다. 자녀들이 그녀를 피해 모두 집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든 것이다. 역설이다. 그녀는 자신은 자각하지 못했지만 스스로의 영향으로 자녀들이 독립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줬다. 

 

백미

남편이 사랑한 여인이 있었다. 힘겹게 삶을 이끌어가면서도 감옥에 간 남편을 대신해 힘겨운 삶에 당당하게 맞서서 싸운 여인. 그녀의 외모가 출중하지 않지만 삶이 고통이라는 것을 이해한 사람들은 서로 통하게 되어있다. 남편은 그녀에게 존경심을 가졌을 수도 있다. 그녀는 현명했다. 

 

소네트-10월-봄에 피는 철쭉이 가을에 피어버렸다-죽은 그녀의 무덤에 아내와 함께 왔다-철쭉을 떨어뜨리고 그녀를 애도한다. 

 

이 장면을 몇번이고 다시 읽은 것 같다. 어쩜 장면의 전환이 이렇게 아름답지? 

 

마무리 

인간의 성장과 성찰에 대한 소설이다. 자기 머릿속에 오래도록 자리 잡은 프레임이 벗겨지면서 어떻게 자각을 하는지 알려준다. 질서와 혼돈. 조던 피터슨의 책에서 나온 혼돈과 질서의 이야기가 그대로 나온다. 질서는 항상 혼돈에 의해 전복되고 혼돈에서 다시 질서를 찾기 위한 과정이 시작된다.

 

 

[12가지 인생의 법칙] 혼돈과 질서를 오가는 우리의 삶 / 가능성을 찾아 혼돈의 심연으로 뛰어들

법칙 2.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12가지 인생의 법칙 인생의 비극 앞에 무너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고된 삶에 무너지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지혜를 12가지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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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강사가 한말이다.

 

"혼돈에 한발을 들여놓기만 하면 질서가 잡히기 시작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 이상 나에게 혼돈은 찾아오지 않는다. 혼돈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정말 오랜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내가 그것을 맞이할 준비가 안되어 있을 수도 있다. 우연한 기회로 갑작스럽게 맞아버린다. 모든 인간의 삶이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  

 

인간의 성장 과정에 대해 엄청난 통찰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너무 친절한 것이 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있다. 앞의 내용을 다시 복기시켜서 주인공, 조앤의 생각의 흐름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약간의 여백이 이 작품을 더 문학 작품답게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감히 생각해 본다. 

 

아마도 남편이 가장 나쁜 사람 아닐까? 그녀의 무지를 계속 방치했다. 가족의 평화라는 이름 아래서...

좋은 배우자라면 잘못을 일 깨워주고 깨달게 해줘야 한다. 심도 깊은 대화를 통해서 서서히 변화시켜야 한다.  

싸우지 않으면 쟁취할 수가 없다. 투쟁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사람도 사회도 집단도...  부부 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가족의 평화(아내의 무지)로 남편이 얻은 것은 농장에서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살고 싶다는 욕망을 평생 감춰야 했다. 자신의 주관이 아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다. 또한 표면적이라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아내다. 그녀를 그라고 견디기 쉬웠을까? 남편이 가장 비겁하다. 그녀의 무지를 일깨워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었다. 하지만 그는 투쟁을 피하고 자녀들과 함께 자신의 아내를 수근거리면서 그녀 뒤에서 흉을 봤을 뿐이다.

 

 

봄에 나는 없었다

추리소설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진 애거서 크리스티 문학의 정점!애거서 크리스티의 장편소설 『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추리소설을 벗어나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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