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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기쁨

[시선으로부터] 역사와 집단 안에서의 여성? 유쾌한 가족 소설

by ◆◇○◎ 2020. 10. 5.

   유쾌한 가족 소설이다. 세대가 나뉘고 그 뿌리를 찾아 올라가면 심시선이라는 여성이 나온다. 시대를 앞서간 여성 지식인. 그녀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심시선, 고인의 유언에 따라 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안이 있다. 집안 사람들의 성이 조금씩 다른 걸 보면 심시선 여사의 삶이 우리가 익히 아는 순탄한 집안은 아닌것 같다. 심 시선이 불행했는지, 행복했는지 알 수는 없다. 시대와 역사 안에서 자신의 소명을 찾아 불꽃처럼 삶을 살아갔다. 젊음과 노년이 교차하고 다음 세대와의 유대가 이 소설의 근본이다.

 

   맞딸인 명혜가 선언을 한다. 제사를 하와이에서 지내야 한다고... 

 

   이 발칙한 제사 이야기는 그녀의 어머니, 심시선이 죽고 10주기를 하와이에서 보내야겠다는 결심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하와이로 떠난 가족들이 어떻게 그녀의 어머니와 장모와 할머니를 위해 제사상을 준비하는지 과정이 재미있게 묘사된다. 

 

   심시선 여사는 하와이로 이주를 왔다. 한국의 역사적 비극, 6.25 때의 양민학살로 온 가족을 잃고 본인의 목숨도 위험할 수 있다는 판단에 하와이에서 세탁 관련 노동일을 하면서 산다. 독일의 예술가 마티우스 마우어 (가족들은 그를 M&Ms라고 희화해서 부른다)를 우연히 만남으로서 그녀의 삶에 희망이 생기는 가 싶었지만, 독일의 거장은 본인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여성편력이 심했고, 심시선 이외에도 많은 여성들을 불행으로 끌고 갔던 전력이 있다. 가학적이고 질투심이 강한 남자였다. 

 

   마티우스 마우어의 아래에서 학위를 받았다. 독일 생활에서 마티우스 마우어로 부터 도망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요제프 리를 만나 결혼을 하고 3명의 자식을 둔다. 명혜, 명은, 명준. 그리고 홍낙환과 재혼을 해서 자신이 낳지는 않았지만 홍경아를 막내 딸로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명은을 재외 한 다른 자녀들은 자식들이 하나둘씩 있다. 

 

   책의 첫페이지에 심 시선과 가계도가 나온다. 작가가 밝혔듯이 "20세기를 살아낸 여성들에게 바치는 21세기의 사랑"이다. 하지만 심각하지 않고 가볍다. 편하게 읽게 되고 개개인들이 심 시선을 중심으로 각자의 삶에 충실하게 심 시선을 제사지내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들을 발견해 낸다. 이야기가 개인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헷갈리기도 한다. 그래서 첫페이지의 가계도를 계속 들춰보게 된다.  


   무지개를 촬영하고, 서핑에 성공해서 그곳의 바닷물을 떠오고, 제사상을 앞에 두고 훌라춤 공연을 한다. 새의 깃털을 모아서 제사상에 올리고, 맛있는 커피를 내려서 올리고, 하와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한다. 

 

   일주일의 하와이 여행을 마무리 할 때는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 미래를 준비한다. 그때 심시선 여사의 삶에 대한 강인함이 어떻게 본인들 스스로에게 계승됐는지 이야기하고 다른 구성원들도 그러하므로 강인할 것이라고 자기 위안을 한다. 

 

   이성교배를 통해서 종의 다양성을 획득했을 때. 대자연이 우리에게 다양성을 부여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우리는 삶을 다른 사람과 차별되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획득했다. 모두 각자의 이유가 있다. 그것들을 깨달을 때 삶이 더 윤택해진다. 유전적인 요인 이외에도 윗세대의 시선과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가 이야기의 형태로 다음 세대에게 전달이 된다. 심시선이 자의로든 타의로든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살았던 일거수일투족이 직, 간접적으로 다음 세대에게 전해졌다. 그렇듯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은 다음 세대에 어떻게 전달이 될지, 어떻게 보여질지 개인이라면 모두 해야 하는 고민이다.

 

   내가 계승 받은 기술을 어떻게 전수해야 할지의 문제가 아니라 내 근본적인 삶의 태도가 자식들에게 어떻게 평가받고 전달 될지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지금을 살아가야 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행동은 어떻게든 평가된다. 

 

   작가는 후기에 이책이 여성들에게 바치는 사랑이라고 했지만 등장하는 남성들의 비중이 작을 뿐이지 모든 등장인물에게 애정 어린 시선은 마찬가지다. 추석 연휴 동안 재미있게 읽었다. 

 

 

Photo by Tyler Nix on Unsplash

 

제목 "시선으로부터,"는 가족의 역사가 심시선으로 뿌리가 이어져 온 것이기 때문일 수도있고 남들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당차게 살았던 심시선의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는 것일 수도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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